위성항법시스템(GPS) 없이도 선박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소장 홍기용, 이하 KRISO)는 GPS의 전파 교란이나 불능 상태에서도 해상에서 선박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지상파 통합항법시스템(R-Mode)’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화와 함께 오늘날 위치정보는 우리 생활과 산업에서 밀접하게 활용될 만큼 보편화됐다. 또한 항공기, 선박, 자동차 등 운송 수단에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현재 위치정보를 얻는 방식은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의 도달 시간을 측정해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측위시스템(GNSS)이 보편적이며, GPS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GNSS는 신호 불능이나 전파 교란, 해킹 등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KRISO는 이러한 GNSS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상파 통합항법시스템(R-Mode)’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위성이 아닌 지상에 있는 3곳의 송신국에서 각기 다른 지상파 신호를 보내고 각 신호의 송출 시간과 수신 시간의 차이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한다.
KRISO는 2020년부터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지상파 통합항법시스템(R-Mode)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관련 장비와 시스템을 개발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서산 대산항에서 △실신호 방송 △항법신호 수신 및 처리 △항법데이터 실시간 생성 △상태 모니터링 등 주요 기술의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R-Mode 기술이 적용되면 운항 중인 선박에 GNSS 신호 오류나 끊김이 발생하더라도 실시간 위치정보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박이 빈번히 움직이는 항로나 수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현상을 예방할 수 있고 야간 운항 시의 해양 사고 위험을 줄여 선박 운항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지상에 설치된 송신국을 이용해 기존 해상통신용 인프라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초기 육상 인프라 설치를 위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향후 R-Mode 기술은 미래 선박 및 해양모빌리티, 선박 이·접안, 항만자동하역, 수로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KRISO 해양공공디지털연구본부 황태현 책임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는 GNSS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항법시스템을 요구하고 있어 기술 선도를 위한 국제 표준화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RISO 홍기용 소장은 “무인 선박과 자율운항선박 등 스마트 선박의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해상에서의 위치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KRISO는 R-Mode 기술과 더불어 위치·항법·시각(PNT) 정보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매진해 국민의 삶과 해양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소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1973년에 설립돼 선박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친환경/자율 운항 선박, 해양 플랜트/해양 에너지, 해양 안전, 해양 시스템 분야의 원천 기술 개발과 응용 및 실용화 연구 등 종합 연구 역량 수월성 확보를 통해 국가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창조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