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살예방센터(센터장 김현수)는 11월 20일(월) 오후 2시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2023년 서울형 심리부검 심리부검 정책 세미나’가 유족 및 정신건강에 관심 있는 실무자와 시민 등 총 150여명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과 현장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심리부검은 자살유족과 전문가 면담을 통해 고인의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다양한 요인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고인의 삶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이다. 유족이 고인의 삶을 정리할 기회를 마련하면서, 자살사망자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자살예방정책 수립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서울형 심리부검은 서울의 특수성·시의성·실효성을 고려한 근거 기반의 자살예방정책 및 전략을 위해 2020년 서울형 심리부검을 개발하고 2개년(2021년~2022년) 96건의 심리부검 면담을 통해 서울형 자살유형 분류 및 자살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통해 자살사망자 하위유형별 위기관리 개입과 서울형 자살위험 요인 조망을 통한 근거 기반 개입 전략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번 심리부검에서 서울의 자살자 하위 유형은 크게 △정신건강 및 학교 스트레스 잔존형 자살자(48%) △직장 및 경제 위기 자살자(34%) △복합형 스트레스 자살자 (18%)로 나눌 수 있었다. 각각의 유형에 대한 맞춤형 개입이 필요해 정신건강 및 학교 스트레스형 자살자에게는 학교 정신건강 교육의 중요성, 경제 위기 자살자에게는 경제적 지원의 중요성, 복합형 스트레스 자살자에게는 다양한 돌봄과 사회적 지원의 중요성이 큰 상황임을 알려줬다.
세미나에서 김현수 서울시자살예방센터센터장은 ‘서울형 심리부검에 따른 자살예방정책의 실천’ 주제 발표를 통해 서울형 심리부검 결과에서 서울시민의 전반적 삶 가운데 만연하는 장기적·만성적·부정적인 스트레스, 특히 중장년 자살자들에게도 높은 아동기의 학대 경험이 △부정적인 학교 경험 △높은 직장 스트레스 등의 자살 문제로 연결돼 아동기부터 스트레스 대처 교육과 개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에서의 정신건강 교육 및 생애주기별 개입, 직장과 지역에서의 상담소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기연 시흥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유족에 대한 통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자살예방사업의 확대를 위해 자살예방 파트너 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직장 내 자살예방 인식 고취를 위해 자살예방생명지킴이 교육을 의무화하고,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종한 영남대학교 교수는 서울시가 심리부검 연구 프로젝트 추진을 확대하고, 서울시만의 자살 정보 예측 전산시스템을 반드시 마련해 다양한 고위험군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미경 경기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은 정신질환자 자살의 경우 정신의료기관부터 지역 사회 서비스로 유입하는 원스톱 체계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정신질환 고위험군의 표적화된 군집을 서울시 자살예방정책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과 자살예방의 핵심 인력을 위한 환경 및 처우 개선도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나경세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서울형 심리부검을 통해 삶의 회복과 의미, 가치를 추구하는 회복탄력성과 고통감내를 추구하는 방향성을 녹여내고, 심리부검 결과에서 나타난 보호 요인과 연결해 자살예방에서 추구하는 현재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가치가 포함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세계 자살유족의 날(International Survivors of Suicide Loss Day)을 기념하며 서울형 심리부검 결과에 기초해 자살유족이 고인의 삶을 건강하게 애도하며, 유족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통해 자살예방 전략을 수립하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앞으로 서울형 심리부검 및 정책적 제안이 사회적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서울형 심리부검면담 분석 주요 결과
◇ 자살사망자 분석 결과
전체 자살사망자 96명 중 남성은 54명(56.3%), 여성은 42명(43.8%)이었으며, 생애주기별로는 청년기(20~34세)가 42명(43.8%)으로 가장 많았음.
학력은 대학교 이상이 절반 이상(59명, 61.5%)이었음.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의 경우가 50명(52.1%)로 가장 많았으며, 1인가구와 부부 중심 가구의 순으로 나타남.
자살사망자의 사망 장소는 주택이 대부분이었으며(71명, 74%), 자살수단은 △목맴 △추락 △가스 중독 순으로 나타남.
최초 발견자는 동거가족이 가장 많았으며(46명, 47.9%), 자살사망자의 55.2%(53명)가 유서를 남겼음. 추정 주요 자살동기는 정신(과)적 문제(71명), 가족관계(53명), 직장/학업 문제(42명) 순으로 나타남.
자살사망자 가운데 91.7%가 경고신호를 보였으며, 자살사망자의 경고신호를 인지한 경우는 32.7%였음.
사망 전 자살 관련 행동에서 사망 전 약물·알코올 남용, 충동구매 등 자극추구행동이 29명(30.2%)이었으며 자해행동은 4명(4.2%), 자살시도력이 있는 경우가 31명(32.3%)이었음.
자살사망자 가운데 아동학대 피해경험이 있었던 경우가 41명(42.7%), 학교 관련 스트레스 사건이 있었던 경우가 60명(62.5%), 직업관련 스트레스 사건이 있었던 경우가 62명(64.6%)로 나타남.
사망 전 경험한 생애스트레스 사건 분석 결과 가족(배우자 제외) 관련 스트레스 사건(79.2%), 배우자 관련 스트레스 사건(74.5%), 정신건강 관련 문제(71.9%), 신체건강 관련 문제(57.3%), 경제적 문제(51.0%), 대인관계(가족 제외) 관련 스트레스(49.0%), 연애 관련 스트레스(25.0%)의 순으로 나타남.
전 연령대에서 만성질병, 심각한 질병과 같은 신체건강 문제와 우울장애,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남. 전 연령대에서 자살 장소로 주택을 선택하는 비율이 공통적으로 높았음.
· 청년기(19세~34세): 연애 관련 스트레스(75.0%)와 자살사망자의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문제(70.6%)가 다른 생애주기에 비해 특징적으로 나타남.
· 중년기(35세~49세): 아동학대 경험(75.0%)과 직업 관련 스트레스(83.3%)가 다른 생애주기 자살사망자에 비해 높았으며 자살 · 사망자 가족의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문제(41.7%)가 특징적으로 나타남.
· 장년기(50세~64세): 저소득 문제(25.0%) 및 경제적 문제(75.0%)에서 다른 생애주기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자살사망자 가족의 신체건강 스트레스 문제(50.0%)와 자살사망자 주변인의 자살사망 문제(6.7%)에서도 높은 비율을 차지함.
· 노년기(65세 이상): 다른 생애주기에 비해 친밀한 대상 없이 혼자 지내는 경우(100.0%)가 모든 노년기 자살사망자에게서 나타남.
서울형 심리부검을 통한 자살사망자의 하위 유형으로 복합 스트레스 유형, 정신건강·학교 스트레스 유형, 직업·경제 스트레스 유형으로 분류됨.
복합 스트레스 유형: 다양한 자살 위험요인의 상호작용에 따라 자살사망했으며, 이 유형의 자살사망자의 경우 모두가 ‘정신건강 관련 스트레스’, ‘정신건강 치료/상담’을 경험해 정서적 고통,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있었음을 알 수 있음. 복합적인 생애스트레스 사건, 극심한 정서적 스트레스에 노출됨.
정신건강·학교 스트레스 유형: 정신건강 관련 스트레스와 학교 관련 스트레스가 다른 생애스트레스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해 발생하는 자살사망임. 이 유형의 경우 다른 유형에 비해 심리부검 체크리스트의 임상 요인 가운데 최근 정신증과 이에 따른 사고장애를 경험할 확률이 더 높았음. 청년기가 69.6%로 가장 많았으며 청년기의 자살사망자일수록 학교 관련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할 확률이 높았음.
직업·경제 스트레스 유형: 직업 관련 스트레스와 경제적 스트레스가 다른 생애스트레스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해 발생한 자살인 경우로 부채, 경제적 문제, 적응 및 대인관계 문제, 퇴직·해고,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직업 관련 스트레스가 존재했음. 다른 유형에 비해 생애스트레스 사건의 종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기간에 급격하게 증가되거나 극심한 생애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 자살위험성이 증가됨.
생애주기별 자살 동기의 다양성과 성별로 생애스트레스 유형의 다양성을 보임.
자살 경고 신호의 대중화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자살사망자의 91.7%는 사망 전 언어·행동·정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살의 경고신호를 드러냄.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건강에도 관심이 필요함. 57.3%의 자살사망자에게서 신체건강 관련 문제가 나타났으며,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앓아온 만성질병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남.
자살 생존자에 대한 지원 및 보호 체계가 필요하며, 유족의 89.6%는 자살사망자의 사망 이후 일상생활 및 정서적 영역에서 많은 반응 및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됨.
대부분의 유족이 심리·행동 영역에서 변화가 있었음을 보고했으며 유족의 65.6%가 수면문제, 72.9%가 우울문제를 보고했고 32.3%가 알코올 문제를 보고함.
사회적 인식 및 태도 변화가 필요하며, 일부 유족은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고정관념이나 비난에 대한 두려움 등과 같은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살사망자의 사망 원인을 사실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소개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서울시민의 자살률 감소를 위해 지역 단위 밀착형 예방사업을 통해 자살예방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시민 모두가 서로 생명을 돌보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4시간 위기상담 전화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살예방사업 지원, 교육 지원, 자살유족 지원, 자살고위험군 발굴을 위한 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언론연락처:서울시자살예방센터 유족지원팀 정희 02-3458-1033 24시간 위기상담 전화 1577-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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